알 파치노의 뉴욕광시곡 "나는 셰익스피어광이다." 지난 10월 뉴욕대 강의에서 알 파치노는 이렇게 고백했다. 그의 첫 감독작품인 이 영화(원제'리처드를 찾아서')의 소재 역시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 (리처드 3세)는 꼽추로서 열등감에 시달리며 형과 조카들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르지만 불안에 시달리다 몰락한 15세기 영국군주의 이야기다. 이 고전을 현대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그는 방대한 자료를 모은다. 카메라를 뉴욕과 런던 거리로 들고 나가 셰익스피어와 리처드 3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묻고 셰익스피어 생가와 그가 공연했던 극장, 박물관에서 영감을 얻는다. 케네스 브레너, 제임스 얼 존스 등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들과 역사가, 영문학자의 조언도 듣는다. 이런 취재.준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배우들의 토론, 극중극 형식의 (리처드 3세)가 흥미롭게 교차하는 이 영화는 역사 속 어두운 인물의 고뇌와 욕망에 대한 지적인 해석과 인생의 덧없음을 보여준다. 극중극에는 위노나 라이더, 알렉 볼드윈, 케빈 스페이시 등이 출연한다.